AI가 내 일의 40%를 가져가면, 나머지 60%는 더 비싸집니다 — 앤드류 응의 ‘AI 일자리 산수’ | DAKER 커뮤니티
“AI가 내 일의 40%를 대신하면, 내 자리도 40%쯤 사라지는 걸까?” 한 번쯤 해 보셨을 법한 걱정입니다. 그런데 구글 브레인을 만든 앤드류 응(Andrew Ng)의 계산은 정반대입니다. 40%가 싸지는 순간, 사람이 하는 나머지 60%가 오히려 더 비싸진다는 겁니다. AgentOS 채널의 이번 영상은 응이 2026년 8월 말 ‘실리콘밸리 걸(Silicon Valley Girl)’ 채널과 나눈 인터뷰를 순서대로 따라가며 이 ‘AI 일자리 산수’를 풀어 줍니다.

잠깐 인물 소개부터 하겠습니다. 응은 2011년 구글의 딥러닝 연구팀 구글 브레인을 이끌었고, 온라인 강의 플랫폼 코세라(Coursera)를 공동 창업했습니다. 영상 소개로는 지금까지 800만 명 넘게 AI를 가르쳤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한마디로 “AI를 가장 많이 가르쳐 본 사람”이 AI 공포에 대해 직설을 날린 인터뷰입니다.
한 줄 요약
AI는 일자리를 통째로 없애기보다 일의 일부를 싸게 만들고, 그만큼 사람이 하는 판단·마무리의 값을 올립니다. 그래서 응의 조언은 “AI를 쓰는 사람”에서 멈추지 말고 “AI로 뭔가를 만들어 본 사람”이 되라는 것입니다.
1. 공포는 어디서 왔을까 — 응의 답은 “PR과 규제 포획”
- 진행자가 “요즘 AI 얘기만 나오면 일자리·데이터센터 걱정이 쏟아지는데, 이 분위기는 어디서 시작됐나요?”라고 묻자, 응은 두 단어로 답합니다. PR, 그리고 규제 포획입니다.
- 규제 포획이란 규제를 받아야 할 쪽이 오히려 규제를 자기에게 유리하게 설계하는 걸 말합니다.
- 응의 설명은 이렇습니다. 거대 언어 모델(LLM)을 만드는 데는 수십억 달러가 드는데, 누가 비슷한 모델을 무료로 풀어 버리면 곤란해집니다. 그래서 일부 선두 기업이 “AI는 위험하다”는 목소리를 키워 규제를 만들고, 신규 진입자와 오픈소스(누구나 가져다 쓸 수 있게 공개한 모델)를 막으려 한다는 주장입니다.
- 응은 AI를 핵무기에 빗대는 것, AI 실수 사례를 골라 부풀리는 것, 데이터센터 물 사용량을 과장하는 것을 콕 집어 비판합니다. 다만 이건 어디까지나 응의 시각이라는 점, 기억해 두시면 좋겠습니다.
2. 일자리 산수 — 커피가 싸지면 커피잔이 더 팔립니다
- 응이 근거로 드는 건 스탠퍼드 에릭 브린욜프슨 같은 경제학자들의 직무 분석입니다. 직업 하나를 통째로 보지 않고, 보고서 초안 쓰기·데이터 정리·고객 미팅처럼 업무 단위로 쪼개서 보는 방식입니다.
- 그렇게 쪼개 보면, 많은 직업에서 AI가 대신할 수 있는 몫은 30~40% 정도라는 설명입니다.
- 여기서 나오는 개념이 경제적 보완재입니다. 짝을 이루는 두 물건 중 하나가 싸지면 다른 하나의 수요와 가치가 올라가는 관계를 말합니다. 영상의 비유처럼 커피가 싸지면 커피잔이 더 팔리는 식입니다.
- 즉 AI가 30~40%를 싸게 처리할수록, 그 결과물을 받아 판단하고 마무리하는 나머지 60%의 값이 올라간다는 겁니다. 그래서 응의 결론은 “AI가 사람을 대체한다”가 아니라 “AI를 쓰는 사람이 안 쓰는 사람을 대체한다”입니다.
- 응은 AI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조차 채용 공고가 오히려 늘었다고 말합니다. 이 수치는 인터뷰 속 응의 주장이고, 영상에 별도 통계 출처가 나오지는 않습니다.
3. 그래서 신입은? — “2022년처럼 코딩하면 위험합니다”
- 응은 반대편 이야기도 분명히 합니다. 아직 ChatGPT 이전인 2022년 방식 그대로 일하는 사람은 곤란해진다는 겁니다. AI가 자동화할 수 있는 30~40%는 AI에게 넘기고, 나머지 60%를 해낼 기술을 익히라는 조언입니다.
- 대학은 교과과정을 바꾸는 데 1년씩 걸리다 보니 아직 2022년의 직무를 가르치는 곳이 많다고 꼬집습니다. 학교에서 안 가르치면 온라인 강의 등으로 밖에서라도 배우라는 게 응의 주문입니다.
- 응의 사무실에는 대학생·갓 졸업한 인턴은 물론 고등학생 인턴까지 있는데, 공통점은 AI 네이티브(처음부터 AI와 함께 일하는 게 자연스러운 세대)라는 점이라고 합니다.
4. 사람이 남는 진짜 이유 — ‘컨텍스트 우위’
흔히 “사람에겐 판단력과 감각(taste)이 있다”고들 하는데, 응은 이걸 조금 더 기술적으로 설명합니다. AI에게 아이디어 열 개를 받으면 쓸 만한 게 한두 개, 그저 그런 게 두세 개, 황당한 게 서너 개쯤 나온다는 겁니다.
우리가 황당한 아이디어를 바로 알아보는 건 더 똑똑해서가 아니라 더 많이 알아서라는 게 응의 설명입니다. 고객이 지은 미묘한 표정, 상사가 지나가며 한 말, 그 회사에서만 통하는 암묵적 규칙 같은 정보 말입니다. AI에게는 이런 정보를 흘려보낼 ‘배관’이 아직 없습니다. 응은 이 차이를 컨텍스트 우위라고 부르고, 이 우위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거라고 봅니다.
5. 반전 — “지금 쓰는 방식의 AI는 학습에 해롭습니다”
- 여기가 영상에서 제일 흥미로운 대목입니다. 코세라를 만든 사람이 먼저 꺼낸 말이 “AI는 배우는 데 도움이 안 된다”였습니다.
- 응의 설명에 따르면, 대학생이 AI를 쓰면 숙제 점수는 오르지만 나중에 다시 재 보면 머리에 남은 양은 훨씬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가 계속 나오고 있다고 합니다. 인터뷰에서 특정 논문 이름이 나오지는 않아서, 이 부분은 응의 주장으로 받아들이시면 됩니다.
- 응은 이를 인지적 오프로딩이라고 부릅니다. 머리로 할 일을 AI에게 내려놓는다는 뜻입니다. 일을 끝내는 데는 좋지만, 배우는 데는 정반대로 작동한다는 겁니다.
- 응 본인도 프론트엔드·백엔드 연결 방법을 AI에게 물어 해결했는데, 6개월 뒤 같은 문제가 생기자 기억이 안 나서 또 물었다고 털어놓습니다. 다만 “AI를 학습에 잘 쓰는 방법이 아예 없다는 뜻은 아니다”라는 단서도 붙입니다.
- 영상에 따르면 응은 이 문제를 풀기 위해 한 사람에게 맞춘 일대일 학습을 만드는 조직 ‘런벡터(LearnVector)’를 맡았습니다.
6. 채용 기준 — “AI 잘 쓰세요?” 말고 “뭘 만들어 봤어요?”
- 응은 자기 팀이 앞서 있는 편이라고 인정하면서, 마케터 전원이 코딩을 한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마케터 면접에서도 “무엇을 만들어 봤느냐”를 묻는다고 합니다.
- 재무팀 사례도 나옵니다. 매주 문서를 열어 숫자를 복사·붙여넣기 하느라 몇 시간씩 쓰던 팀에서, 재무 책임자가 직접 문서를 열고 일관성을 확인한 뒤 이상한 점을 알려 주는 자동화 스크립트를 만들었다는 이야기입니다.
- 채용팀 안에는 아예 리크루팅 엔지니어가 앉아 있습니다. 비개발 팀이 먼저 간단한 도구를 만들어 보다가 벽에 부딪히면, 엔지니어가 이어받아 더 정교하게 만드는 구조입니다.
- 응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을 다른 직군의 예고편으로 봅니다. AI 덕분에 프론트엔드만 하던 개발자가 풀스택이 됐듯, 마케터와 채용 담당자도 맡는 범위가 넓어진다는 겁니다. 대신 AI만이 아니라 원래 직무 지식도 함께 쌓아야 한다는 조건이 붙습니다.
7. 병목은 “무엇을 만들까”로 옮겨 갑니다
만드는 비용이 뚝 떨어지면 뭐가 남을까요? 응의 답은 결정입니다. 몇 시간이면 뭐든 만들 수 있게 됐으니, 이제 어려운 건 무엇을 만들지 정하는 일이라는 겁니다. 응은 이를 프로덕트 매니지먼트 병목이라고 부릅니다. 고객과 이야기하고, 표정을 읽고, 그걸 바탕으로 판단하는 힘. 앞에서 나온 컨텍스트 우위가 여기서 다시 등장합니다. 응 본인도 거의 매 주말 뭔가를 만든다고 하는데, 회사 핵심 지표를 분석할 때도 데이터 보존 정책이 마음에 들지 않는 모델은 쓰지 않았다는 꼼꼼한 단서를 붙였습니다.
한 번 걸러 듣기
영상 제작자도 이 점을 직접 짚습니다. 응은 AI 교육 회사와 AI 투자 펀드를 운영하는 사람이라, “AI를 배우라”는 말이 그의 사업 방향과 같다는 건 알고 들을 필요가 있습니다. 규제 포획 이야기도 오픈소스 쪽에 선 사람의 시각입니다. 그 점을 감안해도 “뭘 만들어 봤느냐”라는 채용 기준은 누구에게나 쓸모 있는 대목입니다.
오늘 밤 해 볼 것 하나
- 이번 주에 반복한 일 중 제일 지루했던 것 하나를 고르십시오.
- 그 일을 대신해 주는 작은 도구를 AI에게 만들어 달라고 해 보십시오. 처음엔 엉성해도 괜찮습니다. 응 회사 재무 책임자의 첫 작품도 문서 속 숫자를 확인하는 스크립트 하나였습니다.
- 다음 면접에서 “뭘 만들어 봤어요?”라는 질문이 나오면, 그게 바로 답이 됩니다.
출처
- AgentOS, 구글 브레인 창립자 앤드류 응이 계산한 AI 일자리 산수 — 40%가 자동화되면 나머지 60%는 더 비싸집니다 (YouTube, 2026-09-06, 20:26): https://www.youtube.com/watch?v=2wdo4COWh-k
- 영상이 재구성한 원본 인터뷰: Silicon Valley Girl(Marina Mogilko), “Andrew Ng: The Biggest Opportunities in AI Aren't Where You Think” (영어, 링크는 위 영상 설명란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