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을 새운 건 사람이었고, 아침에 움직인 건 에이전트였다 — AGENT:24 현장 르포 | DAKER 커뮤니티

2026년 8월 1일 오후, 서울 강남 올댓마인드. 문을 열자 가장 먼저 보인 것은 거창한 무대가 아니라 줄지어 켜진 노트북과 아직 여유가 남아 있는 빈 테이블이었다. 하지만 그 여유는 오래가지 않았다. 참가자들에게 주어진 시간은 단 24시간. 목표는 설명하는 AI가 아니라, 실제로 움직이는 자율형 AI 에이전트를 만드는 일이었다.


오후: 빈 화면에 첫 실행 로그가 찍히기 시작했다
행사장 정면에는 “BUILD AN AGENT. WATCH IT WORK.”라는 문장이 걸렸다. 이날의 규칙을 이보다 짧게 설명하기는 어렵다. 아이디어를 말하는 데서 끝나지 않고, 에이전트를 만들고, 실행하고, 그 움직임을 직접 보여줘야 했다.
테이블마다 풍경은 비슷하면서도 달랐다. 누군가는 프롬프트를 고치고, 누군가는 API 응답을 확인하고, 누군가는 팀원에게 화면을 돌려 보여줬다. 대화가 잠잠해지는 순간에도 키보드는 쉬지 않았다. 에이전트보다 먼저 자율적으로 움직인 것은 참가자들의 손가락이었을지도 모른다.


밤: ‘분명 방금 됐는데요’의 시간이 찾아왔다
24시간 해커톤의 밤에는 특별한 시간대가 있다. 방금 전까지 되던 기능이 갑자기 멈추고, 로그 한 줄이 팀 전체의 관심을 독차지하는 시간이다. 커피는 빠르게 줄었고, 테이블 위에는 케이블과 메모와 테스트 흔적이 늘어났다.
그래도 다시 실행했다. 고치고, 확인하고, 또 돌렸다. 에이전트 개발에서 중요한 것은 한 번에 완벽한 답을 얻는 일이 아니라 실패를 다음 실행의 입력으로 바꾸는 일이라는 사실을, 행사장 전체가 동시에 보여주고 있었다.
아침: 슬라이드보다 먼저 데모가 무대에 올랐다
결선 시간이 다가오자 정면 스크린에는 각 팀의 에이전트 화면이 올라왔다. 발표의 중심은 말보다 작동이었다. 실제 워크플로우가 어떻게 이어지는지, 에이전트가 요청을 어떻게 해석하고 행동하는지, 예상 밖의 상황에서도 끝까지 결과를 만드는지를 현장에서 확인했다.

완벽하게 매끄러운 순간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래서 더 해커톤다웠다. 잠깐의 정적 뒤에 데모가 다시 움직이면 객석의 시선도 함께 움직였다. 밤새 쌓인 시행착오가 몇 분의 라이브 데모로 압축되는 순간이었다.
시상: 상패보다 먼저 나온 것은 안도의 웃음
시상대에서는 Liner API 특별상과 Best Creative Agent 등 여러 부문의 수상 장면이 이어졌다. 이름이 불린 참가자들은 상패를 들었고, 팀원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웃었다. 그 웃음에는 기쁨과 함께 ‘정말 끝났다’는 안도감도 조금 섞여 보였다.


공개된 DAKER 대회 페이지 기준으로 AGENT:24에는 37팀이 참여했고, 제출 33건과 저장 86건이 기록됐다. 총상금은 340만원. 하지만 숫자만으로는 담기지 않는 것도 있었다. 한 번 더 실행해보자고 말한 팀원, 오류 화면 앞에서 자리를 지킨 사람, 마지막 데모 버튼을 누른 손 같은 것들이다.

진짜 종료 로그는 단체사진 다음에 남았다
단체사진을 찍고 나면 보통 행사는 끝난다. 그러나 운영의 마지막 장면은 따로 있었다. 밤새 쌓인 컵과 상자와 포장지를 종류별로 정리하는 시간이다. 어쩌면 이날 가장 늦게까지 동작한 에이전트는 ‘분리배출 라우터’였을지도 모른다.

좋은 에이전트는 말이 아니라 움직임으로 증명한다. AGENT:24의 참가자들도 마찬가지였다. 24시간 동안 실패 로그를 쌓고, 다시 실행하고, 마침내 무대에서 작동하는 결과를 보여줬다.
밤을 새운 건 사람이었고, 아침에 움직인 건 에이전트였다.